주말을 맞아 가족끼리 두물머리에 갔습니다.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 택배 버리셨어요?"
"네? 무슨택배요?"
"해외에서 온 택배인데요. 버렸다는데요?"
"네? 제가요? 그 때 야근하던 직원도 있었는데요. 택배 버릴 거면 직원에게 물어보고 버리지요."
"아 알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끝 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카톡으로 동영상이 하나 날아왔습니다.
자세히 보니 제가 청소하는 장면이었는데 쓰레기통 옆에 있는 조그마한 종이 박스를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 생각이 났습니다. 쓰레기통 옆에 조그마한 종이 박스가 있어서 버리는 것으로 알고 같이 분리수거 했는데요.
'아... 그 상자였구나...'
무심코 버렸던 그 박스가 중요한 부품이었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수입한 것이라 비싸기도 하고 직접 사 놓으라고 하네요. 아이고...
중요한 전시가 있는데 그 때 작품에 쓸 LED 전자제품이라고 하면서 제품명을 알려 줄테니 사 놓으라고 합니다. 그래서 갑자기 미국 사이트에 가입하고 여차 저차 해서 물품을 구입했습니다. 300달러가 넘었습니다. 당시 빠듯하게 생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돈이 나갔습니다. 아이구 어쩔 수 없지요.
한 숨 돌렸다고 생각했는데 또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출판사였습니다.
"혹시 시계 버리셨어요?"
"네 버렸습니다."
"아니 그걸 왜 버리세요?"
"네 시계가 부셔져 있고 쓰레기통 옆에 있었는데요."
"암튼 물어주셔야 합니다."
"네?"
상황 파악을 해보니 벽에 걸려 있던 벽시계가 고정되어 있던 못이 헐거워지면서 떨어졌고, 떨어지면서 책상에 부딪혀 부셔졌습니다. 그리고 그 시계는 쓰레기통 옆에 안착했습니다. 이 상황을 모르는 저는 당연히 부서진 시계가 쓰레기통 옆에 있으니 버리는 것인줄 알고 분리수거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계는 특별한 것 같지도 않는데 50만원이고, 저에게는 20만원만 내라고 했습니다. 저는 조그마한 벽시계가 50만원이라는 것은 처음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곳 한달 청소비가 24만원이었는데 20만원을 내라니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그 업체를 찾아가서 사정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일부러 버린 것도 아니고 쓰레기통 옆에 있어서... 그것도 깨져 있기에... 당연히 버리는 줄 알고..."
한 참 동안 이야기를 했더니 특별히 5만원 깍아 주셨습니다. 그래서 15만원만 냈습니다. 이게 뭡니까...ㅋ
그 이후로 쓰레기를 버릴 때 확실한 것이 아니면 버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버릴까 말까 싶은 것은 하루 정도 놔두고 상황파악을 합니다. 아니면 포스트잇으로 버릴 것인지 확인합니다.
이렇게 포스트잇을 버릴 물건에 붙여놓으면 사무실 직원들이 "버린다" "아니다" 확인을 해줍니다.
그리고 버릴 것은 "폐기"라고 적어달라고 부탁하면 직원들이 웬만하면 그렇게 해줍니다.
그리고 어느 사장님은 아예 계약서를 쓸 때 "직원들이 잘 못 두어서 버려진 물품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아니한다" 라고 명시합니다.
이런 경우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쓰레기버릴시주의사항 #분리수거시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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